도시락의 비밀

가끔 머리카락이 섞인 도시락 밥을 먹는 중학생이 있었다.
게다가 심심찮게 모래까지 섞여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학생은 한번도 짜증을 내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있으면 다소곳이 그것을 가려내고 모래가 있으면 
조용히 그것을 뱉어 낼 뿐이었다. 이런 일이 있을 때 마다
교실의 다른 아이들은 그 학생을 안스럽게 여기면서 위생이 철저하지 못한 그 학생의 어머니를 비난했다. 하지만 그
학생과 매우 친한 한 친구만은 그러지 않았다.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두 친구가 헤어져야 할 상황이 되자
그 학생은 친구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친구는 이제야 
비로소 모든 의문이 풀릴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면서 학생의
뒤를 따라갔다. 학생은 집에 들어서자 " 어머니! 친구가 왔어요! "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그러자 어두운 방안에서 그의 
어머니가 더듬거리며 밖으로 나왔다. " 네 얘기 참 많이 들었다. 정말 고맙구나! " 학생의 어머니는 앞을 못보는 맹인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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