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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누구인가?

본문

 

13일자 동아일보 "아!  아버지"를 읽고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상에서 유사한 글이 많이 떠다니고 있읍니다만,

혹시 보시지

않은신 분은 한번 재미있게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2002/09/13 동아일보기사발췌

"아버지는 누구인가" (전문)

아버지란 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이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장소(그 곳을 직장이라고 한다)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은 아니다.
아버지는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러 나간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웃음을 나타내는 사람이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 현관을 쳐다본다.

아버지의 최고의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이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다.
그것은 "가장 좋은 교훈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라는 속담이다.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서는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 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한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에 대한 인상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그대가 지금 몇살이든지, 아버지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 최종적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일반적으로 나이에 따라 변하는 아버지의 인상은,

4세때--아빠는 무엇이나 할 수 있다.
7세때--아빠는 아는 것이 정말 많다.
8세때--아빠와 선생님 중 누가 더 높을까?
12세때-아빠는 모르는 것이 많아.
14세때-우리 아버지요? 세대 차이가 나요.
25세때-아버지를 이해하지만, 기성세대는 갔습니다.
30세때-아버지의 의견도 일리가 있지요.
40세때-여보! 우리가 이 일을 결정하기 前에, 아버지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50세때-아버님은 훌륭한 분이었어.
60세때-아버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꼭 助言을 들었을 텐데…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사람이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後에야 보고 싶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하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이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운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된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車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사람이다.
어머니의 가슴은 봄과 여름을 왔다갔다하지만, 아버지의 가슴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간다.

아버지!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다.
시골마을의 느티나무 같은 크나 큰 이름이다.

아버지는 누구인가? 감동의 제2편

선잠이 들어서인지...
새벽 얕은 기척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 뜬김에 찬 물을 좀 먹어야지 하는데...
어둔 거실 한 켠에 우두커니 아버지가 담배를 태우시고 있었다...
마냥 서서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나 역시 담배 피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외에는 무얼로 한대 얻어맞은 것처럼...
멍했다...
언제 내 아버지가 이렇게 되셨지..
이제는 등을 곧게 편 아버지의 뒷모습을 기억해 내기가 힘이든다.
축쳐진 어깨와 늘기만 하는 담배..
당신 자신이 젊었을 때부터 끽연가이기는 했지만...
마치 악으로라도 피는양 그렇게 태우시더라...
이제는 '허'하고 웃으시면, 다 드러난 상하고 많이 빠져버린 치아들이...
힘들여 만든 웃음을 너무나 묵직하기만 한 중량감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 새벽에 나는 아버지와 소주를 마셨다.
그냥 어두운 거실에 앉아 쌀쌀한 새벽기운을 조금은 느끼면서...
그리고 우리 부자는 울었다.
나나 아버지는 서로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울었다...

당신 살아온 이야기를 하신다.
그 이상(理想)이 가득했던 청년시절을 이야기 하신다.
이제는 다 낡고 탁해버린 흑백 사진들을 들춰내시며 괜히 눈시울을 자꾸만 붉히신다.
난...
사진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주름 가득한 그 얼굴이 떨리며..
그 눈에 눈물 맺힌 찰라를 보며 자꾸 울먹인다...
"나도... 꿈이 있었단다...."
....
그 젊은 시절 자신의 사진을 손으로 더듬으며...  반추하신다.
아버지 추억의 십팔번은 그 놈의 '싸움'이야기이다.
하셨던 이야기 또 하시고 흐뭇해 하신다...
그 싸움 이야기가 나는 가장 슬프다..
더 이상 아버지가 두렵거나 무섭지 않은 나이기에..
그래도, 아버지는 그게 아니신가 보더라.
내 유년시절 그 강한 인상을 아직도 나에게 보여주고 싶으신가   보더라.
그럴수록 나는 더욱 슬프지만....
내 이제 유일하게 아버지의 술벗이 되었지만,
그 깊은 속은 헤아리기 어렵다.
아버지를 측은하다고 여기면, 그것은 불효일지 모르지만...
이제는 그 지친 인상을 몇 분 동안이라도 똑바로 쳐다 볼 수가 없다.
그 야윈 어깨와 다리를 주무를때마다,
점점
쉬어가는 목소리를 들을때마다,
설잠에 가빠하시는 숨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유없이 살아온 그의 인생이 아닌가....
맹목적인 헌신과 가능성 없는 투자..
그리고 느즈막한 인생의 말미에서도
아무런 후회없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끝까지 가시려는 ...
그의 젊은 시절의 꿈이 이런 바보같은 말년이었을까..

그의 젊은 시절의 이상과 그 푸르름은 누구에게 보상 받아야      하는 건지..
오늘 돌아오는 길에 성당에서 나오시는 아버지를 만났다.
왜 이리 어색한지...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 말을 했다.
업어드리겠다고...
차라리 사람없는 밤이라 다행이었다.
꺼려하시던 아버지도 마지못해 내게 업히셨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미끄러웠지만...
내게 지금 아무 문제 없다...
그리고 처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줍어 말한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2-11-26 22:24:47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